5D Mark II
우산을 받쳐들어도 옷깃 젖던
그 겨울,
그래도
지구가 태양을 공전한다는 것,
지구의 축이 기울어져있다는 것은
명백한 과학적 사실이므로
때가 되면
봄은
오는
것이다
반
드
시
*
실망을 딛고 한 걸음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전진하기.
이제 내게 열정적으로 말할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
반짝거리며 흘러가는 저 시간들은 더이상 내것이 아니다
당신을 기다린 것은 꽤 오래 되었으나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걸음마저 이즈음의 내 삶에는 사치인 지도 모른다
나는 그저 출발과 도착의 명멸하는 순간들을 응시할 뿐,
기적(汽笛)은 비루하고 진부한 혁명과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