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서해에는 가보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거기 계실지 모르겠기에
— 이성복
— 이성복
・
벌써 오래 전 일이죠
당신은 땅끝 어딘가에 있다고 했습니다
육지가 끝나는 곳에 자욱한 안개,
그 속으로 섬이 몸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땅끝 어딘가에 있다고 했습니다
육지가 끝나는 곳에 자욱한 안개,
그 속으로 섬이 몸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한번도 이르지 못했지요,
앞으로는 더더욱
우리의 삶이란
자주 기억나지 않는 대명사들과 같아서,
저는 여전히 더듬거립니다
땅끝이었는지 서해였는지,
가물거리는 해안선에 파도가 몰려다니는 동안
가물거리는 해안선에 파도가 몰려다니는 동안
무성한 여름의 이파리들이 한가롭게 몸을 흔들 뿐
벌써 오래 전의 일이었지요
뭍과 물이 몸을 섞던,
한숨처럼 안개가 가슴팍에 스며들던 날
・
- Originally written on 7th May 2010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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