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요?
그게 고양이였다고요?
그러고 보니
어둠 속에서 가녀린 빛을 그러모아
빛보다도 더 빛나던 그 눈망울을
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쫑끗 세운 귀와
긴장으로 빳빳해진 꼬리를
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숨겼으되 완전히 숨길 수는 없던
그 발톱을
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어둡던 그 골목보다도 더 어둡던 그것이
어쩌면 고양이였는지도,
혹은
그 골목이 깜빡 잠들었을 때 꾸었던
꿈의 한 자락이었는지도.
∙
Croatia, 2007
'Practice of Everyday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 63 - 꽃이 떨어진다는 것은 (0) | 2018.06.12 |
---|---|
DAY 62 - 오, 그래요, 영원은 늘 너무 긴 시간 (0) | 2018.06.11 |
DAY 60 - 우리는 늘 무언가를 보고 있지만 (0) | 2018.06.03 |
DAY 59 - 겨울날 언 강물 (0) | 2018.02.03 |
DAY 58 - 때때로 궁금한가요 떠나온 일터가 (0) | 2017.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