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18. Fri.


살다보면 그런 법이 있는 것이다. 

내용은 얼마 안 되는 짧은 글이지만 

그에 대한 설명이 오히려 서너 배는 되는 경우.


나의 포르투갈 여행 역시 어떤 면에서는 비슷하다. 

겨우 열흘의 일정이었으나 
여행기는 하염없이 늘어진다. 

대개는 나의 게으름이 원인이겠지만

어쩌면 이 여행기를 끝내고 싶지 않은, 

그래서 내 마음 속 포르투갈을 
더 오래 간직하고 싶은 욕구 때문인지도.




이틀 전 얼떨결에 들어간 숙소, 

사흘째에는 그나마 방을 바꿔야 하는 불편함이 따랐으나

오히려 바꾼 방이 보다 아늑해서 좋았다.



오후에 방을 바꿔 짐을 대충 정리한 뒤,

다시 역사지구로 발길을 돌린다.





사실 아무리 내가 ‘관광’보다 ‘여행’을 지향한다지만,

대개 첫 이틀은 정신없이 관광지들을 돌아다니게 된다. 

대충 주요 관광지를 돌아보고 난 후 여유로움이

오늘 올리는 사진들에는 짙게 배어있다.





그 전날 주교좌성당(Sé) 내부는 들어가 보지 않았기에,

Sé를 다시 가보기로 결정.






늦은 오후의 낮은 햇빛이 성당에 스며든다. 



그리고 원형 창을 통해 빚어지는 빛과 그림자의 유희.





로마네스크 양식의, 

11세기부터 13세기 걸쳐 지어진 이 성당의 

가장 눈에 띄는 랜드마크는 바로 이, 
두개의 탑이다. 





그리고 성당 내부의 전시물들도 볼 만 했고.




Sé에서 도우루 강으로 내려가는 길고 긴 계단에서, 

이국의 눈빛을 가진 갈매기들을 만난다.







마치 오래된 추억처럼 

포르투는 지금도 그렇게,

바로 그곳에 있을 것이다. 








아래의 Hot Five는

Sé 근처에 있는 나름 유명한 재즈 클럽이지만, 

하필이면 내가 간 날 문을 닫았다.



그리고 다시 시내 중심가로.


내가 머무른 호텔 근처에는 

주말이면 이렇게 젊은 연주자들이 나와 공연을 펼쳤다.



선뜻 들어가보지 못한

대형 극장도 지금은 아쉬움으로 남고.



이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 

그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사실 여행기를 마무리하고 싶지 않은지도 모른다. 


이제 이튿날이면 리스본으로 향해야 하고

그 다음날 아침에는 귀국하는 비행기를 타야하는,

정말 돌아오기 싫었던 포르투의 마지막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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