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18. Fri.


리스본에서 대서양 연안으로 나가려면 

거진 시간 반을 달려야 한다. 

이를테면 서울에서 서해안으로 나가는 느낌과 비슷. 

하지만 포르투는 도우루 강을 따라

시가전차를 타고 20분쯤 이동하면

드넓은 바다와 수평선을 바라볼 수 있다. 

생각보다 바다가 멀지 않다. 


그래서 포르투 3일째 아침, 

대서양을 향해 길을 떠난다. 

(사실 ‘대서양’이라기보다는 ‘대서양이 보이는 바닷가’가 
더 적합한 표현이겠지만.)


호텔을 나서 전차 정류장으로 가는 길, 포르투의 아침 표정.







전날 보았던 엔리케 해양왕자의 동상, 

그 머리 위에는 갈매기가 한참을 앉아 있었다. 

동화 “행복한 왕자”가 생각나는 풍경.




전차 안 풍경은 리스본의 그것과 별 다를 것 없었으나, 

꽤 오래된 듯 실내조명이 매우 고풍스러웠다. 





전차를 타고 가며, 

도우루 강변의 삶을 엿보다. 






포르투갈의 작별 인사는 아데우시(Adeus).

이 말을 풀어보자면 일종의 전치사인 a와,

신을 의미하는 deus가 합쳐진 말이다. 

(스페인 인사말 adios와 기원이 같다.)


굳이 우리 말로 표현하자면, 

‘신과 함께하시길’ 정도가 되겠다. 

그런 본 뜻보다는 그저 ‘안녕히’ 정도의 인사말로 정착했지만.


아무튼 
누군가는 배를 저어 떠나고, 

누군가는 또 그를 위해 기도를 해줄 것이다.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러하며, 
먼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길 떠나는 자여, 
신이 당신과 함께 하시길. 



유럽의 소형차 사랑은 어디나 비슷하다. 

자동차를 위한 길이 좁고 
(반대로 사람을 위한 길은 넓다)
주차공간이 부족해서이기도 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사람들이 좀 보고 배워야 한다는 것.





푸른 바다와 쪽빛 하늘이 점점 가까와지니, 

마음은 날아갈 듯 부풀어오른다. 







도우루 강 하구.

물막이 둑이 긴 호(弧)를 그리며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등대. 

길 떠나는 자에게 기도가 하나의 위안이 되듯, 

집으로 돌아오는 자에게는 등대가 

커다란 위안이 된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은 

대체로 영양분이 풍부하다던가. 

고기잡이, 라기보다는 낚시를 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바다는 이들에게 숙명이요, 도전이자, 
삶 그 자체다.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때때로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해질 때도 있기 마련이고,

바다에 익숙한 이들은

그 안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그리고 다시 포르투 도심으로 돌아오는 길, 

헬리콥터 투어를 제공하는 회사가 눈에 띈다. 

가족과 함께 간 것이라면 한번쯤 이용할 만 하겠다. 

혼자 가기에는 좀 민망하기도 하고, 
부담도 되지만.



이번 포스트는 이렇게, 

날로 먹으면서 끝.

다음은 포르투의 명물 중 하나인

음악의 전당(Casa da Musica)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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