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17. Thu.


사실 포르투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마음에 들어서 무엇 하나를 꼬집어
얘기할 거리가 없는 것. 

그냥 그 도시 자체로 좋은데, 

굳이 생각하고 말고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리스본과 신트라에 대한 포스트는

뭔지 모를 이물감이 느껴져서 

도대체 내가 이 도시에 온 목적이 뭐였지, 

자꾸 고민하다보니 
이런 저런 생각만 많아지기도 했다.)


아무튼 이번 포스트가 다룰 곳은

본격적인 역사지구(Ribeiro)다.

이전 포스트가 

상 벤투 역에서 바라본 Rua das Flores로 끝났으니 

당연히 이 포스트는 플로레스 거리로 시작한다. 



1521년 처음으로 생겨난 거리. 

특히 귀족과 신흥 부르주아지가 

당시로서는 호화주택이었던 건물들을 지으며 번성했다. 

유명한 건물들은 많지만, 

모두 개인 소유라 내부로 들어가지는 못하는 듯.

그 중에 포르투 안내 지도에도 나오는 

미제리코르디아 교회(Igreja da Misericórdia)는 공사중.


하기는 수백년씩 묵은 건물들이

그냥 내버려둬도 멀쩡할 리는 없지 않은가.

(2004년 파리에서도 노트르 담 대성당이 공사중이었었다.)



이 거리는 표정이 있어서 좋다. 
포르투라는 도시는 개성으로 넘쳐나는 도시, 
여행에서 길을 잃는다는 게 얼마나 매력적인가를 
생생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키스 해링의 작품을 ‘표절’한 듯한 어느 건물 창문.



그리고 플로레스 거리를 지나오면 광장이 나온다. 
엔리케 해양왕자의 동상(Estatua Infante D. Henrique)이 있는 
이 광장의 남쪽에서, 
서쪽의 도우루 강 하구로 가는 시가 전차가 출발한다. 
도우루 강 하구, 
다시 말해 ‘대서양’으로 향하는 일정은
나중에 다시 포스트를 올린다. 


시가전차 1번 정류장 맞은편에 위치한
성 니콜라우 교회(Igreja de S. Nicolau).



그리고 동쪽으로 조금만 이동하면, 
엔리케 해양왕자가 살았다고 알려진
생가(Casa do Infante)가 있는 골목이 나온다. 


1354년 처음 한 동의 타워형 건물로 시작해, 
여러 세기에 걸쳐 개축과 증축을 거쳐 
지금과 같은 형태로 귀결됐다. 
다른 건물들과 나름 사이좋게 어울려 있어 
외관은 그다지 눈에 띄는 건물이 아니지만,
내부에는 이 집과 포르투가 발전해온 역사를 알 수 있는 
다양한 전시물들이 마련돼 있다. 

한때 세관으로도 쓰였던 만큼, 
당시의 생활을 알 수 있는 
일종의 ‘주판’도 함께 전시돼 있다. 



그리고 포르투갈의 상징이기도 한, 
수탉의 장식물이 건물을 나서는 나를 반기고.


도우루(Douro) 강은 적당히 깊고, 적당히 넓다. 
강을 끼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정겹다. 




사실 포르투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는, 
바로 도우루 강이다. 
그 유명한 포트 와인을 실은 배가 
이동하던 뱃길이기도 하고, 
바다로 향하는 이들이 설렘으로 항구를 떠나던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 강을 따라 걷는 것, 
어쩌면 포르투의 심장을 느끼고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다리가 바로 포르투의 명물인 
루이스 1세 다리(Ponte Luiz I).
복층의 구조물로 위는 전철이, 
아래는 자동차가 다니는 다리다. 
특히 윗부분은 도보로도 건널 수 있게 돼 있어, 
포르투의 전망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루이스 1세 다리와 포르투의 멋진 풍경은, 
일단 다음 포스트로 미룬다. 


포트 와인을 나르던 배를 재현한 듯한 배.



이런 도시라면 흔히 볼 수 있는, 
갈매기.


그리고 Ponte Luiz I 맞은 편에서는, 
포르투 성벽을 따라 올라가는 일종의 모노레일을 탈 수 있다. 





그리고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면
포르투의 주교좌성당(Sé)이 코앞이다.







1110년경 지어지기 시작해 13세기 완공된, 
포르투에서 가장 오랜 건축물 중 하나.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후에 증.개축 과정에서 고딕 양식도 보태졌다(고 한다).
빛이 스며들어 구석구석으로 퍼지던, 
성당 내부도 인상적.









꽤 높은 언덕에 위치한 터라, 
성당 주변에서 바라보는 포르투의 전경도 볼 만 했다.



그리고 Sé 주변을 에두르는 골목길에도 
게라 준케이루의 집(Casa Museu Guerra Junqueiro)과 같은 
문화유산이 있었으나, 


그다지 대중적인 관광지는 아니었던 듯, 
골목은 한산했고 고양이 한 마리만 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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