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17. Thu.
사실 누구나 해외에 나가면 고민을 하게 마련이다.
일정이 조금 빠듯해도 여러 곳을 보고 올 것인가,
아니면 한 곳을 자세히 보고 오는 것이 나을 것인가.
자세히 본다고 해도 어차피 1주일 정도로는
하나의 도시조차 속속들이 알 수는 없는 노릇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후자를 선택하는 편에 속한다.
리스본에서 포르투로 향할 때만 해도
만약 포르투가 마음에 쏙 들면 사흘,
아니라면 이틀만 있고
대학도시인 코임브라(Coimbra)로 향하려 했다.
첫눈에 반했기 때문에,
결국 주저 앉는 것을 선택.
이 도시라면 한달이라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았다.
본격적인 포르투 관광의 시작은,
클레리구스 성당(Igreja dos Clérigos)이다.
이 성당의 종탑이 76미터로 포르투갈에서 가장 높아서,
포르투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는 게
첫번째 이유.
그리고 두번째 이유이자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론리 플래닛에서 추천한
walking tour의 시작점이었기 때문이다.
탑 꼭대기에서의 전망은 듣던대로 훌륭했고,
나름 원래 계획은 전망을 돌아가면서 찍고
360˚ 파노라마를 만들까 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그 중의 몇 컷만 올린다.
18세기에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은
내부도 볼 만 했다.
아침 나절의 고요함,
크리스찬과는 거리가 먼 나도
절로 기도가 나올 법한 곳.
기도서, 그리고 성가집.
Christe eleison, kyrie eleison...
신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론래 플래닛의 추천코스는 클레리구스로 시작해
상 벤투 역을 거쳐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역사지구(히베이루; Ribeiro)로 이어진다.
클레리구스 성당은 어떤 면에서는
포르투의 역사지구인 히베이루(Ribeiro)의
또다른 한 축이다.
히베이루를 직사각형으로 본다면,
클레리구스 성당과 상 벤투 역을 잇는 선이
윗변이라고 보면 된다.
상 벤투 역(Estação de São Bento)으로 가기 전,
리베르다드 광장에 위치한
콩그레가도시 성당(Igreja dos Congregados).
이미 한번 이야기 한 적이 있지만,
포르투갈 사람들의 신앙심은 매우 깊어서
평일에도 늘상 기도하러,
미사를 보러 성당에 드나든다.
(물론 주로 나이드신 분들이기는 하지만.)
상 벤투 역은 20세기에
옛 수도원 자리에 건설됐다.
이 역은 포르투갈 북부 열차 교통의 중심지다.
리스본 행 열차는 이 역에서 출발하지 않고
다음 역에서 연결편으로 갈아타야 한다.
상 벤투 역에서 동남쪽으로는 주교좌 성당인 Sé가 있고,
아래 사진의 골목길은 중세시대 건물이 태반인,
유명한 Rua das Flores로 이어진다.
하지만 도대체 사진을 어떻게 찍었기에
아쉽게도 상 벤투 역의 전경 사진은 남아있지 않고,
다만 내부를 수놓은 아줄레주 사진들만 몇 장 올린다.
주로 포르투에 얽힌 역사적 사건들을 새겨 넣었다 한다.
하지만 포르투갈의 역사도 제대로 모르는 내게,
저 그림들을 일일히 분석하고 감상하는 건
당연히 벅찬 일이다.
다만 아줄레주가 꼭 성화(聖畵)나
역사화 스타일로만 그려진 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 시대의 유행을 타며 변화했다는 것은
알 수 있겠다.
이제 상 벤투 역을 뒤로 하고,
본격적인 역사지구 ‘관광’을 떠난다.
사실 이번 포스트는 뭔가 아쉬운
맛보기용 포스트고,
다음 편에야 고풍스런 도시 포르투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을 것이다.
'TRAVEL > Portugal, 2009'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르투갈, 포르투 - 도우루 강과 루이스 1세 다리, 그리고 포토그라피아 센터 (0) | 2009.10.27 |
---|---|
포르투갈, 포르투 - 역사지구(Ribeiro), 중세의 자취가 남아있는 도시 ② (0) | 2009.10.26 |
리스본에서 포르투로 - 포르투갈의 시원(始原)을 향해 가다 (0) | 2009.10.13 |
포르투갈, 호까곶 - 세상의 끝에서 바람과 맞서는 것, 그것은 숙명 (0) | 2009.10.12 |
페나 궁전 - 혼성모방과 키치의 나라, 포르투갈 ➁ (0) | 2009.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