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18. Fri.


포르투는 여러 모로, 

포르투갈의 문화 수도이다. 

특히 이 건물, 

까사 다 무지카(Casa da Musica)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뭔가 다각면체이지만 반듯한 것이 아니라

리듬감 있게 불균형한 덩어리,

마치 현대음악에서의 ‘클러스터’와도 같은 이 건물은,

네덜란드 출신의 유명한 건축가 
렘 쿨하스(Rem Koolhaas)의 작품이다. 




혹자는 이 건물을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과 비교하기도 할만큼, 

건축계에서는 나름 평가를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건물의 모양새가 달라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수용자의 역할을 강조한다고 보아도 될까.


이 음악홀이 단지 
고답적인 음악으로 채워진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참여할 때만 비로소 
그 모양이 완성된다는 의미일는지도 모르겠다.




포르투의 역사지구로부터 북서쪽, 

보아 비스타(Boa Vista) 대로의 시작점에 위치한 이곳은

3개의 오케스트라 – 또는 앙상블 — 를 갖고 있다. 

포르투 국립 오케스트라(Orquestra Nacional do Porto),

고음악 전문인 Orquestra Barroca, 
현대음악 앙상블인 Remix Ensemble이 그것.





아래 보이는 바닥에 깔린 타일은, 

약간 폭신한 소재로 언덕을 이루고 있는데

마치 포르투의 특산물인 코르크를 상기시키는 듯.



출입구 역시 독특해서, 

아래 합성수지 소재의 커튼이 

자동문 처럼 열리고 닫히는 구조다. 

아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이 건물의 다각형 실루엣이 건축물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심지어 건축물 자체에 대한 가이드 투어가 있을 정도.

홀의 음향도 궁금했으나, 

애석하게도 내가 포르투에 있는 동안에는

공연이 없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 공간에서 이뤄지는 공연이

단지 클래식 음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재즈와 팝, 심지어 클러빙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것.




다양한 기념품들.
바라보고 있으면... 사게 된다.
기념품들도 상당히 예뻐서 구매욕을 자극하지만
무엇보다 음악을 좋아한다면
까사 다 무지카 측이 자체제작한 CD들일 것이다.
이곳 이외에서는 어느 나라에서도,
또는 포르투갈 내에서도 이곳 아닌 어느 도시에서도
구할 수 없는 CD들이기 때문이다.





까사 다 무지카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뻗어있는 대로가 바로 
보아 비스타 대로(Avenida da Boa Vista).
사실 까사 다 무지카가 위치한 곳이
보아 비스타 로터리다.
현대식 건물들이 늘어선 신시가지.



신시가지, 라고는 하지만
이런 장면들도 눈에 띄고.






관광지로서의 포르투갈이라기보다는
포르투갈인들의 거주지로서의 포르투갈의 모습이랄까.



그리고 돌고돌아,
내 발길은 포르투의 가장 큰 전통시장인
발랴웅 시장(Mercado do Balhão)으로 향한다.

어느 도시를 여행하든
재래시장을 들러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관광객들에게 보여지기 위해 꾸며진 모습이라기 보다
현지의 사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랄까.



그리고 운이 좋다면 마음에 드는 사진들도 
건질 수 있는 곳이 바로 시장이다.





아쉽게도,
다음 포스트는 포르투의 마지막 밤이다.
9월 20일 아침 비행기이므로,
이튿날인 19일에는 다시 리스본으로 향해야 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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