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13. Sun.


여행을 하면 하루가 길다...기 보다는, 

이번 여행은 마음을 비우고

잘 찍지도 못하면서 좋은 사진에 연연하는 대신

‘전형적인 여행 사진’에 전념키로 했기 때문에

사진이 많아서 포스트가 차고 넘친다.

(한 포스트의 적정한 길이는 도대체 얼마나 되는 걸까?)


Sé란, Cathedral의 포르투갈 어휘다. 

정확히 말하자면 주교좌 성당.

애초에 Cathedral이라는 단어 자체가 

라틴어 Cathedra에서 유래했고, 

이 단어가 ‘자리’를 뜻했으며 
초기 바실리카에서 주교가 앉는 자리를 
칭했다는 배경설명도 덧붙인다.


아무튼 Sé는 sede란 단어에서 유래했으며, 

그 뜻은 cathedra와 유사하다.[각주:1]

그래서 리스본에도 하나의 Sé만이 존재하며,

포르투에도 Sé는 하나다. 

나머지는 대부분 Igreja 어쩌고 하는 이름이 
붙어있곤 하다.


아무튼 
리스본의 주교좌성당은 1147년 건립된 것으로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다.

이후 고딕양식의 회랑과 
바로크 양식의 제단 등이 추가된

그야말로 살아있는 건축역사의 박물관이랄까.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면을 찍는데 상당한 애로가 있다. 
거미줄처럼 트램(시가전차)의 
전깃줄들이 얽혀있는 데다,
위 두번째 사진처럼 
오른쪽의 건물이 시야를 방해한다.
어떻게 보면 관광지스럽다기보다, 
그야말로 리스본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다는 뜻도 되겠다.




내부는... 
사실 사진을 통해 얼마나 알 수 있겠는가.
성당이라면 모름지기 
저 회중석에 앉아 그 울림과, 
빛의 경계와, 
고요한 성스러움을 느껴봐야 한다. 

아래는 유명하다는, 
장미창. 


그리고 밤이 찾아든 성당. 




여기까지가 리스본 첫날(엄밀히 말하면 도착 둘째날)의 
관광지 순례.

사실 모든 여행에서 
첫날은 일종의 탐색전이 아닌가. 
이 도시가 과연 어떤 매력을 갖고 있는가, 
과연 나와 이 도시는 잘 맞는가 등등.
하지만 도시가 갖는 
첫인상에 너무 연연하지는 말 것.


리베르다지 대로에서 본 마르케스 드 폼발 광장.



지하철인 메트루(Metro), 
아베니다 역.
단순한 형태와 색상의 대조가 인상적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내게 리스본의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뭔가 허술했고 엉성했으며, 
정교하거나 섬세하지 못했다.
아무리 1755년의 대지진으로 
거의 전부 파괴된 후 재건한 도시라고는 해도, 
파리가 보여주는 그 우아함이나 
두브로브니크의 낡지만 고풍스러운 매력에 비교하자면
그랬다는 얘기다. 



거리의 예술가? 
좋다.

트램? 
좋다.

그러나 거리의 예술가는 
어느 도시나 있기 마련이고
트램 역시 리스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래됐으나 그래서 정겨운 뒷골목들도 
포르투갈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왜 리스본에 왔을까?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읽을 때 
상상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뭔가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함.

하지만 이제 첫날인걸, 
다급해 할 필요는 없어, 
마음을 다잡는다.


아마도 시내 주행용이 아니라 레저용인 듯 싶다. 


어찌 보면 한국과 닮은 구석도 많은 것이, 
시내버스에 붙어있는 이른바 ‘고객헌장’도 그렇다.



  1. Lisbon's cathedral, called the Sé Patriarchal, is the city's oldest church and is one of the largest constructions of Romanesque origin in Portugal. The Portuguese word Sé, meaning cathedral, comes from the word sede meaning bishop's seat. The building stands within the old, densely built quarter on the southern hillside - there is insufficient room available here for the spacious square which would allow the church to appear more striking. <출처: http://www.planetware.com/lisbon/se-patriarchal-p-lisb-se.htm>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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