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14. Mon.
앞의 포스트에서 잠깐 내비쳤지만,
사실 리스본의 사흘째 아침은 좀 심드렁했다.
더구나 리스본이든 포르투든 간에
대부분의 성당과 박물관이 월요일에는 쉬다보니
도대체 어디를 어떻게 찾아가야 할 지
계획이 서지 않았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별도의 포스트로 올리겠지만,
아예 한국에서 출발할 때부터
월요일쯤에는 포르투든 오비두스든,
아니면 코임브라를 향해서이든
이동을 하는 날로 정하는 게 효율적이다.
아무튼 그래도,
먼 타국의 아침은 기분좋은 법.
버스 정류장의 아침도 사람들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었다.
내가 좀 심드렁하게 말해서 그렇지,
리스본의 골목들은
아주 특별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아기자기한 유럽 古都의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포르투갈 문학의 태두라고 볼 수 있는,
루이스 드 까몽이스의 이름을 딴 광장.
그리고 마침내 이런 풍경에 이르러선
좋아서 못 견딜 정도는 아니어도
이 뒷골목들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리스본의 뒷골목들에 특징적인 게 있다면,
저 개폐식 볼라드(차량 통제용 말뚝)이다.
사진에 보이지 않지만 왼편에 인터폰이 있어서
등록된 운전자가 얘기를 하면 볼라드가 밑으로 내려가면서
차가 통행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모든 골목마다 설치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엉성한 도시, 라는 얘기를 했던가.
유난히 공사중인 건물이 많을 뿐더러
유리창이 깨진 채 방치된 건물도 참으로 많다.
어찌 보면 그게 이 도시의 매력일 수도 있겠지만.
구경거리가 어디 있는지, 뭘 봐야할지 잘 모르다보니
가장 쉽고 재밌는 구경거리가 바로 트램이다.
트램을 탄 사람이나 지나가는 걸 바라보는 사람이나
모두 흥미진진한 표정.
가이드북에는
사람도 못 지나다닐 정도의 공간을
신기하게도 빠져나간다.... 는 식으로
조금은 허풍을 쳐 놓았지만,
그 정도는 아니고 조금씩 양보하면
여유있게 다니는 수준이다.
(물론 한 두 구간 정도는 아슬아슬한 곳도 없지는 않지만.)
이날은 사실 사진의 양이 많지 않다.
내부를 들어간 곳은 거의 없는데다,
유적지(관광지?)보다는 골목들에 더 빠져들었기 때문.
아래는 에스트렐라 바실리카( Basilica da Estrela).
역시나 문을 닫아서 외관만 훑어보고
다시 코메르시우 광장 쪽으로 이동한다.
코메르시우 광장의 개선문.
그리고 아우구스타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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