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입니다. 


어쨌든

시작입니다.


.

 

한강, 2017


마침내 슬며시 그 손 놓으면 

두둥실 날아오르시겠지요 풍선처럼 
가벼워진 몸뚱이로 차곡차곡 
오래 짊어진 짐 여기 내려놓고

London, 2012



돌이키기에는 너무 늦어버린


生이여, 


언젠가 엎질러진 물처럼 

내게 주어졌으니

염창동, 서울, 2016


     


길이 안개 속으로 스며들자

안개는 스스로 길이 되었다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안개를 좇아 길을 잊어야 한다


그러나 그때는 알지 못했으니

서둘러 모퉁이를 돌면 갈림길,


이제 그대와 나의 길이

더이상 만나지 않을 것임을

Jeju & Chungcheong, South Korea, 2014


       


한때는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London, 2013



때로는 

빛 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빛이 찬란한 것은

먼지 덕분이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던 그 빛줄기


혹은 어느날인가

빗줄기가 남긴 흔적들

London, 201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