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자지껄한 대로를 벗어나면 그런 골목,
시간이 엇박자로 흘러가는

Seoul, 2010 | Kodak 100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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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보고싶은 건지도 모르지
기다리고 있거나,

혹은 막연한 시간들에
빗금을 치고 싶은 건지도 몰라

당신이 통제할 수 없는 흐름들
어쩔 수 없이 휘말려든

지 . 하 . 철
그리고 
그리운 사람 한 명쯤



Seoul, 2010 | Fomapan 200


어떤 간절함도 없이 

떠밀리듯 여기까지 이르렀다 

언젠가 때가 되면 
죽음만큼은 절실해지길
London, 2011



삶은 때로

우연하게 얻어진 행운


그 행운이 당신을

발견하기를, 


머지 않아

London, 2012



기다리는 거야 어렵지 않지, 습관이니까
- 새뮤얼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깃발이 펄럭이기 좋은 날씨였습니다
구름은 수평선에 애매하게 걸려있었고
기다림은 쉬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만장처럼 닳고닳은 걸레 한 조각 
위태롭게 나부꼈습니다
그림자가 길게 늘어지는 오후
다행히도 바다는 쪽빛으로 빛났습니다


잠자리 날개 같은 우리 마음 
부서지기 쉬웠고
사람들의 흐느낌은 눈물없이 버석거렸습니다
그렇게 5월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먼 수평선에서 언젠가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이리떼 같은 바람이 우악스레 달겨들었습니다


늘 달의 뒷면이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5월이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는
당신들의 근황이 궁금합니다


달의 뒷면처럼
어쩌면 아무 것도 아닐 일상에서
과연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지난 겨울 그곳의 하늘에는
바짝 마른 걸레가 깃발처럼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5월이 가고 여름은 지나
다시 겨울이 올 때까지

기다림은 그저,
끝나지 않을 뿐입니다


경북 영덕, 2008 | Fuji Velvia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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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서해에는 가보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거기 계실지 모르겠기에
 — 이성복



벌써 오래 전 일이죠
당신은 땅끝 어딘가에 있다고 했습니다
육지가 끝나는 곳에 자욱한 안개,
그 속으로 섬이 몸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한번도 이르지 못했지요,
앞으로는 더더욱
우리의 삶이란
자주 기억나지 않는 대명사들과 같아서,

저는 여전히 더듬거립니다
땅끝이었는지 서해였는지,
가물거리는 해안선에 파도가 몰려다니는 동안
무성한 여름의 이파리들이 한가롭게 몸을 흔들 뿐

벌써 오래 전의 일이었지요
뭍과 물이 몸을 섞던,
한숨처럼 안개가 가슴팍에 스며들던 날


해남, 2007 | Ilford HP5[각주:1]


  1. Originally written on 7th May 2010 [본문으로]


계절은 

또 그렇게

지나가네

지나네



Seoul, 2015




여전히


어쩌면 

더 


절실히

충남,  2014




마음이 줄줄 새고 있습니다

흘리는 건 이렇게 많은데 
왜 가벼워지지 않는 걸까요
Jeju,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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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을 수 없는 것에 도전하는 것은

용기입니다


닿을 수 없는 것을 욕망하지 않은 것은

지혜입니다


우리는 때로 하나를 

다른 하나 위에 놓곤 하지만


용기와 지혜 모두 

가치 있는 선택입니다



Harrow,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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