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15. Tue.
리스본으로 여행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거쳐가는 곳,
신트라.
무어인의 시대부터 시작해 포르투갈의 수복 뒤에는
왕족과 귀족들의 별장들로 이용되기도 했고,
고딕과 무어인들의 양식, 중국과 인도의 장식들이 뒤섞여
독특한 이국적 풍경을 낳는 곳이 바로
신트라다.
그리고 신트라 궁과 페나 궁을 방문하면서 비로소,
내가 리스본에 도착하면서 느꼈던
불편함의 정체를 알게 됐다.
혼성모방과 키치.
자세한 얘기는 차차 하기로 하고,
리스본에서 신트라로 가려면
대개 호씨우(Rossio) 역을 이용한다.
10분 정도 간격으로 출발하는데 대략 50분 가량 걸린다.
아래는 신트라 기차역.
신트라 기차역을 나서면
오른쪽으로 버스 정류장과 안내소가 보인다.
안내소에서 충분히 설명을 듣고나면
신트라의 관광지 순환버스를 타게 될 것이다.
(그게 여러모로 보아 합리적이기 때문인데
신트라역-신트라궁-무어인의 성-페나궁-
신트라궁-신트라역, 이 순서로 운행한다.)
이 곳에서 (나중에 이야기할)
호까 곶(Cabo da Roca)으로 가는
버스가 출발하기도 하는데,
순환버스로 한 정거장을 이동하면 나오는 신트라 궁에서도
신트라-호까 곶 순환버스가 출발하니
선택하기 나름이겠다.
(대개 신트라 관광 안내소에서 출발해서,
돌아올 때는 신트라 역으로 돌아오는 게 낫다.)
그래서 어쨌든 도착한 신트라 궁.
웬만한 블로그나 카페 등에 너무 잘 알려진
오른쪽의 원뿔형 굴뚝은
좀 진부한 감이 없지 않지만,
역시 사진으로 보는 것과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은
감동의 크기가 다르기 마련이다.
(이 역시 진부한 말이기는 하지만.)
입장료는 리스본 카드가 있으면 할인/무료다.
심지어 앞에서 본 리스본-신트라 간 기차도
리스본 카드가 있으면 프리 패스고,
신트라 순환 버스와 호까곶 순환 버스 역시 무료다.
앞서 이야기했듯 그 자체로도 독특한 양식들이
한 곳에 뒤섞이다보니
외벽도 그렇고 내장도 그렇고
뭔가 한마디로 정의되지 않는 건축 스타일이다.
아래에 보이는 타일 역시 일종의 아줄레주.
모름지기 건축이란
인공 조명이 발달하기 이전까지를 본다면
빛의 미학이 아닌가 싶다.
빛과 색채의 드러남,
그리고 빛과 그림자의 교차.
아래에 보이는 것이 유명한 ‘백조의 방’ 천장이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뭔가 좀 어설프다.
리스본이라는 도시에서 느꼈던 것과 같은 감각.
백조의 방(Sala dos cisnes) 이외에도
까치의 방(Sala dos Pegas)이나
아랍의 방(Sala dos Árabes) 등 여러개의 방이 있었으나,
일일히 소개하기는 좀 번거로우니 사진 몇 장만 더 올린다.
그리고 굴뚝.
사실 루브르가 모나리자의 공간이라면
신트라 궁은 저 굴뚝의 공간인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굴뚝의 내부를 보기 위한 기대감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다시 밖에서 본 굴뚝.
그리고 멀리,
무어인의 성이 보인다.
산기슭에는 다른 궁궐같은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다시 신트라 궁 안으로 눈을 돌리면,
나름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보니
아기자기한 재미는 있다.
그리고 이런 과장된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충분히 호감이 갈 만한 건축물이다.
멀리서도 역시 인상적인 랜드마크로 기능하고 있는
신트라 궁의 굴뚝.
그리고 신트라 궁 앞의 거리들.
영국 시인 바이런이 신트라를 무척이나 사랑했다던데,
그래서 이런 간판도 있었다.
신트라에서 가장 유명한 과자,
꼭 먹어봐야 한다.
먹는 걸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링크로 대신하지만
특히 트라베세이루는 말 그대로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이다.
간단히 에스프레소와 트라베세이루 두 조각을 먹은 뒤
무어인의 성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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